회의론, 거품론 딛고 ‘刮目相對’ 소셜커머스의 성장성에 의문을 가졌던 회의론자들이나 외화내빈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던졌던 거품론자들에게 업계는 올 상반기에도 가파른 성장과 내실 강화의 증거들을 속속 보여줬다. 예상을 넘어 훌쩍 성장한 상대를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뜻의 ‘괄목상대’가 상반기 소셜커머스 업계의 흐름을 잘 축약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는 2년차인 지난해 1조원의 시장을 창출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업체 난립으로 인한 크고 작은 부작용이 불거졌던 연초에도 경쟁력을 갖춘 상위업체들의 거래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선두 쿠팡의 경우 작년 하반기 월 300억원대 후반대였던 거래액이 올해 3월 50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상위 4개사들의 월거래액 합계가 총 1천억원을 돌파한 사실도 올 상반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기도 하다. 나아가 5월에는 쿠팡과 위메프가 월 단위로 각각 2억 2천만원의 순이익과 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상위업체들의 재무 현황에 대한 우려를 한결 덜어내기도 했다. 시장신뢰 회복 위해 ‘全力投球’ 그러나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성장통을 가장 격심하게 겪은 시기 또한 올 상반기다. 지난해 소셜커머스가 소위 “뜨는 비즈니스”로 부상하면서 군소업체가 800여개까지 난립하면서 생겨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사회적으로 확산됐기 때문. 그러나 상위업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요구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전개됐다. 업체들은 각종 소비자보호 정책, 서비스 정책 등을 쏟아내면서 시장신뢰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2월에는 쿠팡 등 5개 대형업체가 앞장서 업계 내 자정을 위한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협약에 서명했다. 쿠팡은 300석 규모의 콜센터로 주말과 점심시간까지 고객 응대율을 높이기 위해 앞장서 나갔고, 5월에는 빠르고 안전한 상품배송을 위한 통합물류센터를 전격 가동하기도 했다. 쿠팡은 적극적인 고객 응대를 위해 딜의 오픈 시간을 밤 12시에서 아침 9시로 조정하는가 하면, 배송지연과 품절에 대한 보상책도 마련해 시행했다. 구매 후 7일 환불제에 이어 6월에는 미사용 쿠폰의 환불제도를 도입했다. 쿠팡의 ‘와우프로젝트’를 필두로 이러한 적극적인 소비자 보호 정책을 담은 ‘티몬 프라미스’ 위메프 대국민프로젝트’, 그루폰 프로미스 2.0’ 등 고객만족 프로젝트는 소셜커머스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를 향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춘추전국 난립의 시대에서 삼국시대로, ‘玉石區別’ 지난해 하반기까지가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옥과 돌이 뒤섞여 함께 불타는 ‘옥석구분(玉石俱焚)’의 시기였다면, 올 상반기는 규모와 영업력, 서비스의 질을 갖춘 상위업체들로 시장이 정착하는 ‘옥석구별’의 시기로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7~800개까지 난립했던 업체 수가 현재 1~200개 수준으로 정리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의욕적으로 소셜커머스에 뛰어든 대기업들조차 경쟁력 있는 영업조직과 공격적인 마케팅, 진일보한 고객서비스로 무장한 기존 상위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4개 상위업체들 사이에서도 쿠팡을 선두로 티몬, 위메프, 그루폰코리아 순의 시장점유율 순위가 서서히 고착되면서 ‘결국 두마리 혹은 세마리 토끼만 살아남는다”는 법칙이 실현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가 과감한 투자를 통한 마케팅 전쟁의 시기였다면, 마케팅 투자의 결실을 백분 활용하면서 고객서비스 및 딜의 양과 질, 내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올 상반기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다. 한국형 모델로 진화 가속, ‘舊本新參’ ‘기존의 것을 근본으로 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의 ‘구본신참’도 한국형으로 진화하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트랜드를 잘 보여주는 사자성어다. 2010년 미국의 그루폰 모델이 한국에 처음 상륙할 때만 해도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지역딜을 기반으로 한 원어데이 모델이 전부였다. 그러나 2년간 한국시장에서 진화를 거치면서 상품의 매출이 증가일로를 보이고, 단순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넘어 서비스 비즈니스의 성격으로 변신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쿠팡의 경우 상반기 전체 거래액 중 유형 상품의 매출이 로컬 딜 대비 6:4 비중으로 역전되는 등 로컬 딜을 기반으로 상품을 더 많이 파는 이커머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신의 추세는 향후 더욱 강화되어 하반기 이후에는 상품 판매를 놓고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본격적인 대결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어 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 소셜커머스 등장 ‘各樣各色’ 쿠팡을 비롯한 상위 업체가 다양한 카테고리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면, 군소 업체들은 틈새시장에서 전문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살길을 모색했다. 특히 여행, 유아, 뷰티 등 비교적 고객들의 관심도가 높은 제품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 받고 있다. CJ의 여행전문 서비스 업체인 CJ월디스가 운영중인 여행전문 소셜커머스 ‘투폰’은 여행 관련 상품만을 취급한다. 유아용품 전문 소셜커머스 ‘맘스투데이’도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하는 형태도 새롭게 등장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그것. 소셜커머스의 상품 메일링 서비스에서 파생된 형태로, 월정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신상품을 배송 받을 수 있다. 월별 다양한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미미박스’를 비롯, ‘베베엔코’, 글로시박스, 겟잇박스, 위시컴퍼니, W박스, 와우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