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엽 칼럼니스트 ] 지난 5일에 방영된 21대 대통령 선거를 돌아본 KBS <다큐 인사이트> '대선과 나 그리고 미래'는 흥미로운 장면들을 남겼다. 여러 정치인들이 등장했지만, 필자의 눈길을 가장 끈 이는 주호영 국민의힘 국회 부의장의 발언이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어렵다. 내부 갈등, 노선 혼란,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까지 겹쳤다. 특히 방송에서 비쳤던 PK와 TK 지역의 분위기는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품격과 진정성을 갖춘 리더십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주호영 부의장이 증명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스스로 “우리 잘못한 것 맞다”고 솔직히 말했다. 쉬운 말이 아니다. 보수 정당에서, 그것도 TK의 중심 무대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반성의 메시지를 던지는 정치인은 흔치 않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는 정치적 계산보다 국민을 향한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
또한 그는 "우리가 구한말처럼 내부 싸움으로 나라를 잃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니다. 지금 한국 보수 진영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통합과 성찰, 그리고 새로움을 향한 방향성 제시다. 주호영 부의장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
그는 결코 극단적 언어로 상대를 자극하지 않았다. 오히려 품격을 유지하며 지역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와 태도를 설파했다. "안동의 값어치를 지키는 인물이 되어야 진정한 안동 사람"이라는 발언은 TK 민심의 품격을 지키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이러한 정치인의 모습이야말로, 지금 국민의힘이 간절히 찾아야 할 리더십의 표본 아닐까. 극단과 포퓰리즘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당당하게 국민 앞에 서는 정치인.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인. 필자는 그 가능성을 주호영 부의장에서 본다.
특히 방송 후반부 인터뷰선 보수의 참된 가치로 자유와 인권, 노블리스 오블리제, 공정과 상식, 자기희생을 꼽으며, 현재 국민의힘이 되찾아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이는 이번 방송 전체에서 유일하게 정치인이 직접 밝힌 보수 철학으로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방향을 잃었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도자의 품격과 성찰적 리더십은 위기 속에서 빛나기 마련이다. 주호영 부의장이 보여준 태도와 메시지는 국민의힘이 다시 길을 찾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국민의힘을 살릴 인물, 어쩌면 지금은 주호영이란 인물이 그 적임자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