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대구간송미술관이 추진한 ‘2025 지역공헌 수리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공공기관과 시민이 소장한 지류문화유산 22건 30점이 수리복원됐으며, 지역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번 사업은 공공문화시설 소장 자료를 대상으로 한 ‘수리복원 협력 및 지원 사업’과 시민 소장 자료를 대상으로 한 ‘시민 참여 수리복원 공모 사업’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공공기관 소장 자료 18건 26점과 시민 소장 자료 4건 4점이 복원 대상에 포함됐다.
수리복원 과정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축적해 온 지류문화유산 수리복원 노하우가 적극 활용됐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이를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수리복원에 대한 전문성과 대중적 인식을 동시에 높였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 소장 자료 18건 26점 복원
공공문화시설 수리복원 협력 사업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1년 2개월간 진행됐다. 대상은 대구시 문화유산과 소장 자료 14건 14점, 대구미술관 소장 자료 3건 11점, 예천박물관 소장 자료 1건 1점 등 총 3개 기관의 자료다. 자료의 역사적 가치와 수리복원의 시급성, 향후 활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이 선정됐다.
대구시 소장 ‘아동문학가 윤복진 관련 자료’는 근대기 종이 재질의 열화로 복원이 까다로운 사례였다. 수리복원팀은 원자료와 유사한 종이를 직접 제작해 결손부를 보완하고 색맞춤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자료는 지난 5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전시 ‘수리복원, 기억을 잇다’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대구미술관 소장 서동균의 ‘군자화목’은 낱장 상태로 보관되던 8점을 원형인 8폭 병풍 형태로 복원했다. 수리 과정에서 작품의 원래 배열 순서가 확인돼 보존성과 전시 활용도가 함께 향상됐다. 이 작품은 서예가 서동균의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내년 초 대구미술관 전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예천박물관 소장 ‘권문해 유서’는 습해와 곰팡이, 충해 등으로 훼손이 심각했으나, 오염 제거와 결손부 복원, 글자편 재정렬 작업을 거쳐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이 자료는 조선 중기 학자 권문해가 남긴 유서로, 복원 완료 후 국가유산 등재를 위한 절차가 추진될 예정이다.

시민 참여 수리복원 공모도 성과
시민 참여 수리복원 공모 사업은 개인 소장 자료의 보존 가치를 알리고 수리복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5~6월 접수된 6건 6점 가운데 심의를 거쳐 지역사적 가치가 높은 4건 4점이 최종 선정됐다.
복원 대상에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관련 기록물 ‘독립혈사’, 지역 공익단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대구로타리클럽 가입승인서’, 가족사의 흔적이 담긴 ‘경북대학보’와 ‘혼서’가 포함됐다. 복원된 자료는 지난 12월 소장자에게 전달됐으며, 자료별 보존·관리 방법도 함께 안내됐다.
보이는 수리복원실 운영… 시민 소통 확대
대구간송미술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지류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위한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미술관 1층에서 운영 중인 ‘보이는 수리복원실’을 통해 관람객이 수리복원 과정을 직접 관람하고 전문가와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하나 대구간송미술관 수리복원팀장은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소중한 자료들이 다시 시민 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함께한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대구·경북 수리복원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