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갤러리 고도”에서 11월 18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의 강렬한 혼을 담은 작품들이 다수 선을 보일 예정으로 작품마다 각각의 독특한 고통과 번뇌를 전하고 있어 감상의 묘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도하게 뒤틀려진 몸, 과장되게 팽창된 근육 등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불안 심리를 형상화한 이 안 작가의 전시는 작가가 아직 젊은 나이지만 인체 형상에 심리를 담는 탁월한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특히, 최근 싱가폴, 대만, 일본 등지에서 큰 관심을 받는 등 해외에서 먼저 주목하고 있다. 이 안 작가는 “내면의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음을 인정한 후 지금의 작품들을 탄생시켰다.”며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좌절도 해보고 어떤 일에 실망도 해보고 넘지 못 할 것 같은 벽에 부딪혀 보기도 하고 수많은 시련들은 겪으면서 살아가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을 겪고 있고 이런 여러 가지 나의 마음을 인체의 변형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였다.”며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 안 작가가 표현하는 근육질 남성의 상체는 자신을 과시하듯 극도로 부풀려지고 팽창되어 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그의 하체는 빈약하기 짝이 없듯 왜소하고 초라하다. 이러한 부조화 속에서 인체는 알 수 없는 불안을 야기 시킨다. 거대한 몸집의 남성이 왜소하고 동정심을 유발하기까지 한다. 그는 완벽한 인체의 다비드가 아닌 내면의 불안을 간직한 불완전한 인간인 것이다. 또한 인간 존재의 불안에 근거한 부풀림, 짓눌림, 과시, 뒤틀림, 몸부림 등이 신체라는 형상성을 통하여 추구되는 작업이다. 물질적으로 구체화되는 그 인체들은 존재 내면의 소리들을 반영한다. 인간은 평온하게 차를 마시면서도 알 수 없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불안과 공포는 어찌보면 인간 존재의 본질이랄 수도 있다. 그것을 물질적으로 고착시킨다는 작업은 곧 알 수 없는 불안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이안 작가는 우리 존재의, 우리 생활의 일부인 불안과 정면으로 대면하며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불안을 가시화 시켜내고 있다. “제3회 인사미술제 ‘이 안 Anxiety’ 전”을 통해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하는 그의 첫 걸음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김현수 기자/ksatan68@par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