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을 주로 다루는 두 작가 작품은 부릅 뜬 눈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인물들은 현대사의 질곡과 모순에 저항하는 투사의 모습이고 소시민의 모습이며 자화상이기도 하다. 순응과 적응보다는 이상적인 삶에의 열정을 뜨겁게 드러내는 작가들이며 세계화에 대한 열망으로 얼룩진 화단에서 어 정도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내면적 성찰과 비어 있는 부분을 채워오고 있는 작가들이다. 직관에 의한 일필휘지의 작품들은 서구의 표현주의 작품이 가지는 구축적인 회화와는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으며 골법용필 필선의 운용, 최소화된 색채의 사용이 이 두 작가의 작품이 동양의 전통을 담은 모습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겨울 산 같은 담백한 기백과 넉넉한 인간미이다.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의 흔적과 존중, 믿음 혹은 직접적인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이러한 특징은 이 두 작가의 높은 예술세계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용선 작가는 1951년 서울 돈암동에서 출생하였으며 197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82년에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서울대학교에서 20여년 동안 가르쳤고 정년이 많이 남았는데도 작업을 위해 교수직을 그만 두었다. 어린 시절, 공동묘지 앞에 텐트를 치고 생활할 정도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작가는 전쟁의 상흔들을 체험하며 자랐다. 그는 사람과 도시, 그리고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끊임없이 작품에 매진했으며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뚝심 있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작가의 작품에는 인간의 실존적 삶에 관한 철학적·역사적 명제에 대한 심각한 노력이 있다. 현대 도시인의 일상적 삶을 다루었든 혹은 어떤 역사적 사실을 주제로 다루었든지간에 그는 우리의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화가로서의 인문적 태도와 지적(知的) 진지성”을 지닌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특히 다소 허무적이고 비관적인 관점에서 응시한 현대 도시인의 부정적 실존을 다룬) 강한 시각적 이미지와 더불어 우리들 자신의 현존상황에 대한 철학의 언저리에서 잠시나마 우리의 모습을 돌이켜보게 하는 지성적인 매력이 있다. 또한 그의 역사화(History Painting) -거의 관제(官制)이거나 교과서적 사건(史觀)을 소개하는 기존의 기록화와는 달리-는 역사의 대단원에 파묻혀버린 개개인의 실존적 아픔을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적 차원과 작가 자신의 역사관을 통하여 기존의 역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이성적 차원을 함께 갖고 있다. |
Yahon Chang 작가는 1948년 타이완 난타우현에서 태어났고 30년간 그림에 몰두해 왔다. 1977년 대만국립예술학교를 졸업했으며 1995년 웨스턴인터네셔널대학교에서는 경영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던 그는 비록 건축과 실내, 외부 디자인을 기반한 사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대단하다. 지금도 Yahon Chang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담은 그림을 계속해서 그리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주관이 매우 뚜렷하고 인간 내면의 감정표출과 함께 거친 붓의 터치로 풍자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특색이다. 최근에 Man"s World Series 이후에 제작되는 초상화는 작가의 주관적이고 자유로운 감성, 풍부하고 충동적인 작가의 본질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표현력이 풍부하게 제작되는 이 작업은 인간이 가진 한계와 약점, 혹은 상처들을 극복하려는 불교의 수도승 같기도 하고 때론 거대한 힘을 지닌 악인, 두려움과 불안을 가득 안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상충되는 이미지를 남긴다. 거침없는 붓질과 절제된 색감이 어우러지는 이러한 이미지는 묘한 아우라를 풍기며 감성을 자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