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식 시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와 배낭을 챙겨들고 전국을 돌며 산이란 산, 섬이란 섬,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보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모습들이 영락없이 역마살 낀 사람이다. 산을 바라보면 오르지 않고는 기분이 전환되지 않는 알피니스트인가 하면 보이는 것은 모조리 카메라에 담아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고 자연을 보고 한줄의 시로 분출해 내지 않으면 폭발하고야 마는 활화산 같은 열정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열정을 토해 만든 두 번째 시집 ‘나무도 뜨거운....’는 임 시인이 때로는 암벽을 타며 대롱대롱 메달려 있는 동안 스쳐가는 순간적인 ‘영감’이나 백사장을 게처럼 기어가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젖어든 찰라적 ‘잔상’들을 주제로 쓴 시들의 모음집이다. |
이동순 시인은 “임윤식 시인의 시의 첫인상은 시정신에 무르녹아있는 신선하고 풍부한 산의 기운과 올곧은 정기다. 우주의 대자연의 고농축이 그대로 산이요, 그 산을 가슴에 담고 있다.”고 말하고 “항상 온유하고 너그러운 미소를 만면에 머금고 있지만 작품에 임하는 결의만큼은 시 ‘꽃샘추위’에 등장하는 구절처럼 ‘매섭게 쏟아내는 눈초리’‘끈질긴 집념’‘순간순간 몰아치는 날카로운 기세와 같다”고 평가했다. 오세영 시인(서울대 명예교수)은 “임윤식 시인은 시인이기에 앞서 등산가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장엄한 퍼스펙티브를 지니고 있다. 그는 또 사진작가이기 때문에 그의 시는 항상 삶과 현실을 살아있는 눈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가난한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 공동체에 대한 헌신, 지식인으로서의 부단한 자기성찰 등은 우리들의 의식을 서늘하게 깨우쳐 준다”고 비평했다. 오탁번 시인(고려대 명예교수)는 “그의 강인한 몸에 비하면 그의 시는 사뭇 수줍음을 잘 타는 풋풋한 감성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어 늘 소년같고 청년같다. 꾸미지 않는 어조로 토해내는 그의 작품은 언제나 시적 자아의 오롯한 눈망울이 눈물겹게 떠오른다. 자연을 노래하면서도 그것이 지닌 객관적 사물성보다는 항상 서정적 자아의 눈높이로 발보기 때문에 풍경으로서의 자연만이 아니라 그안에 투영된 시인의 생애가 번뜩이며 묻어나고 있다”고 평했다. |
시와 창작 추천으로 시인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와 창작작가회 회장, 서초문인협회 사무국장, 경제풍월 편집장과 부사장을 거쳐 현재 월간 오늘의 한국 편집인/사장을 맡고 있다. 월악산 영봉 거추장스러운 옷도 벗어버려야 하고 화장도 다 지워야 한다 본래의 알몸 그대로만 보여야 한다 월악 영봉 오르는 길은 나신裸身의 성지聖地를 향해 가는 수행길이다 하나 하나 허물 벗어 던지고 몸속 깊이 숨어있던 찌꺼기까지 모두 쏟아낸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드디어 드러내는 웅장한 암봉 조물주가 처음 빚은 모습 그대로 발가벗은 채 우뚝 서 있다 어느 성자聖者 한분 지금 참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