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타임스 마태식 기자 ] 23일 폐막한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운영위원장 박재동, 이하 만화축제)가 아시아 최고의 만화 전문 축제를 넘어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고 있다 .
지난 7월 19일(수)부터 23일(일)까지 5일 동안 열린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한국국제만화마켓(KICOM), 1:1 비즈니스 매칭, 글로벌 만화도시 네트워크, 한·중·일 신인만화가 콘테스트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쳤다.
20일과 21일 양일간 열린 한국국제만화마켓은 해외 11개국 15개 기업과 국내 57개 기업 등 총 72개 기업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또, 총 270여 건의 비즈니스 매칭을 통해 약 470만 불 규모의 수출 상담을 기록했다. 특히, 아트라이선싱(대표 이용수)은 태국 SYL Thailand와 약 25만 불 규모의 MCP(Master Content Provider) 계약을 체결했고, ㈜펀툰엔터테인먼트(대표 박명운, 성경준)의 경우 캐릭터 수출 및 웹툰 <인생맛집>의 브랜드 수출을 통해 약 20만 불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20일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알제리, 홍콩, 말레이시아 등 총 9개국 11명의 만화도시 및 만화축제 관계자가 모여 <글로벌 만화 시장의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글로벌 만화도시 네크워크를 진행했다. 21일에는 1:1 교류협력회의를 열고 해외 만화축제에서의 한국 만화홍보관 운영 및 주빈국 초청방안, 작가 및 작품 교류,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의 공동 개발 등을 진행하기로 상호 협의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도출했다.
올해 글로벌 만화도시 네트워크에 참석한 세계 주요 만화도시 및 만화축제 관계자들은 축제와 박물관, 지원 기관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만화발전의 선순환구조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한국의 경우가 매우 인상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향후 한국과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칭쇼에 참여한 9명의 작가는 액션, 스릴러, 느와르, 개그물, 학교물,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여 영상 관계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또한 캐릭터와 줄거리, 배경 등 작품 소개와 함께 작품의 성과, 독자 호응도, 차별점 등 영상화의 이점을 설명하며 영상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참여 행사로는 ‘미국 시사만화가, 한국 독자를 만나다’를 주제로 미국시사만화가협회 회장인 팻 배글리(Pat Bagley)의 만화가 토크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만화가 토크에서 팻 배글리는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 만화가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작품 소재 선정, 빠른 스케치를 통한 아이디어 표현법 등을 비롯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9·11 테러 다음날 침통한 마음을 담아 실었던 검은 바탕의 작품,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 주장하다 탈레반에 의해 총상을 입은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를 그린 작품 등을 꼽았다.
팻 배글리는 “시사만화와 같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만화는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매우 진지한 일”이라며 “40년 동안 만평가로 활동하면서, 만화는 단지 유명해지기 위해서 또는 재미나 즐거움만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 Travis )와 말레이시아( LAU )에서 온 시사만화가들은 자국의 정치를 풍자하는 것은 엄격히 통제되어 해외 이슈에 대한 것만 표현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 미국인 Isaac씨는 “이번 행사가 매우 인상적이고 한국인이 어떤 만화를 그리는지 탐구 해 보고 싶다며 아직까지 웹툰보다 코믹과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여러 만화 드로잉 책을 출간해 인기를 끌고 있는 석정현 작가는 화려한 드로잉 쇼를 펼쳐 박수 갈채를 받았다 . 작가는 “만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오랜만인데 반듯한 작품해서 상도 받고 싶다 . 더 열심히 하겠다” 며 수줍게 웃었다 .
이번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아시아 최강의 신인만화가 자리를 놓고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에서 선발된 21명의 신인만화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2014년 한국, 중국이 시작하여 작년부터는 일본까지 같이 참여하여 치러진 2017 한중일 신인만화가 콘테스트는 만화 빈칸 채우기, 4컷 만화 채우기, 주제에 맞는 스토리만화 1화 제작 등 총 3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한중일 각 2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올해 만화축제의 주제인 ‘청춘’과 연계하여 선정한 이번 콘테스트의 주제는 ‘여름’이었으며, 3일간의 경연 결과 최종 수상자는 금상 이예은(한국), 은상 미나미 아이(일본), 타오 시에 이(중국), 동상 신유리(한국), 하야시 타카아키(일본), 쉬 지아 이(중국)가 수상했다 .
해외 작품상에는 쥘리 비르망 , 클레망 우브르리의 피카소가 선정 되었고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가 대리 수상했다 . 해외 선진국에서는 만화를 제 9의 예술로 높이 평가 하고 있고 만화가가 사회적으로도 위상이 높다 .
한국만화계에 원로 이두호 화백( 75 )은 “20년 된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초창기에는 이렇게 발전하리라곤 생각을 못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 “1999년 조관제, 이해경 화백등 만화가들과 함께 프랑스 앙굴렘( 세계만화축제 )을 갔을 때 그 대단함에 굉장히 부러워했었는데 세월이 흘러 작년에 프랑스 대사가 와서 우리행사의 적극적이고 다이나믹함을 보고 오히려 부럽다고 했다”고 밝혔다 . 이 화백은 “그렇지만 만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만화가들이 자기 일만 열심히 할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대인 관계를 통해 작품을 알리고 직접 국제 교류도 해야 한다”고 의미 있는 충고의 말을 덧붙였다 .
조관제 화백( 70 )은 1999년 부천만화영상진흥원 설립을 위해 이두호 화백 , 이해경 화백과 함께 고군분투 애썼고 오늘의 한국만화 발전을 위해 견인차 역할을 했다 . “ 초창기에는 건물이 없어 시 산하 건물을 전전하다 18년전 새 건물 이곳으로 이사 왔다 . 김대중 정부때 각 도시 마다 특화 도시 5 군데를 선정했는데 영화 ,게임을 한 다른 도시와 달리 부천이 만화를 제일 많이 해서 특별 교부금 300 억을 지원 받아 이 건물을 지었다”고 밝혔다 . 조 화백은 또 만화를 지금도 그리며 페이스 북등 SNS을 통해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며 만화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김동화 이사장은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전 세계 만화가와 만화 콘텐츠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만화도시를 지향하는 전 세계 각지의 관계자가 한 데 모여 만화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고, 화합을 모색하는 국제 행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고 본다”면서, “이번 만화축제를 통해 한국 만화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세계와 공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