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는 달성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정식 학술발굴로,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보수정비사업 지원을 받아 2025년 5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조사는 (재)대동문화유산연구원이 맡아 달성공원 내 남측 성벽 구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 “경주 월성과 견줄 고대 성곽”… 대구 세력 중심지 확인
문헌인 삼국사기에 따르면 달성은 신라 첨해이사금 15년(261년)에 축조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연구 결과 달성은 고대 신라가 대구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구축한 ‘치소성’으로, 당시 지역 권력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성벽 규모는 하부 너비 35m, 외벽 높이 약 17m, 내벽 높이 약 9m에 달한다. 이는 단순 방어시설을 넘어 대규모 정치·군사 거점이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 흙과 돌을 결합한 정교한 공법… 고대 토목기술 입증
발굴에서는 고대 신라의 정교한 축성 기술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암반층을 평탄화한 뒤 흙과 돌을 교대로 다져 쌓고, 외벽에는 납작한 돌을 경사지게 배열한 뒤 점토층으로 마감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특히 성벽 하부를 ‘L’자 형태로 절토한 뒤 경사 석축을 쌓아 하중을 분산시키는 구조가 확인돼, 구조적 안정성을 고려한 고도의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점토 운반과 결합을 위해 ‘토낭’이 대량 활용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같은 기술은 당시 저수지, 제방, 고분 축조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구 지역의 토목기술 수준이 매우 높았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 “토성 아닌 토석혼축 성곽”… 기존 인식 뒤집혀
그동안 달성은 단순한 흙성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조사 결과 흙과 돌을 함께 사용한 ‘토석혼축’ 성곽으로 확인됐다.
또한 성벽 곳곳에서 폭 2~2.5m 간격의 구획 흔적이 발견되면서, 작업 인력별로 구간을 나눠 축조한 ‘구획축조방식’이 적용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대규모 인력 동원과 체계적 공사 관리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 조선시대 개·보수 흔적도 확인… 장기간 활용된 핵심 성곽
문헌인 경상도속찬지리지와 여지도서에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달성을 돌로 보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실제 발굴에서도 성벽 상부에서 석축 보강 흔적이 확인됐으며, 돌을 수직에 가깝게 쌓고 뒤를 흙과 돌로 다진 구조가 나타났다. 이는 달성이 삼국시대 이후에도 오랜 기간 지역 중심 성곽으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 시민 대상 현장 공개… 역사적 가치 재조명
대구시는 남측 성벽 조사에 이어 북측 성벽과 내부 조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1월에는 발굴 성과를 종합한 학술발표회를 개최해 달성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립할 방침이다.
현장 공개 설명회는 4월 20일 오후 1시 30분 달성공원 내 발굴 현장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달성의 축성 시기와 구조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한 중요한 성과”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구의 역사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보존·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