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왜 하필 토크 콘서트인가?
대다수의 공공기관에서 이미 SNS를 운영하며 국민과 소통하고 있는데, 왜 미래부에서는 굳이 토크 콘서트라는 거대한 행사를 진행했을까? 박건우 팀장은 "SNS가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무리 SNS가 소통의 중심이 되었다고는 하나 직접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최문기 장관님이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하더라도 거기에 진정성을 담기란 어렵구요. 결국 국민과 직접 만나 편하게 이야기 할 방법은 콘서트 형식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 공개, 참여, 공유의 '정부3.0' 패러다임은 정부부처의 대국민 서비스와 정책홍보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밀폐된 장소에서 중요관계자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많은 국민을 초대하고 얼굴을 마주보며 가려운 곳을 직접 긁어주는 적극적 스킨십으로 돌아서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의 콘서트라 하더라도 유명인이 나오는 행사의 인기를 넘어서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박건우 팀장은 철저히 국민의 니즈(Needs)를 분석했다고 한다.
"요즘 취업이 어렵다보니까 창업을 하는 대학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있어도 이를 실현해줄 자금이나 경험이 부족하죠. 그래서 대학생을 타겟으로 '벤처와 창업에 관해 미래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을 이야기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이석우 카카오톡 대표도 그래서 섭외를 한 것이죠. 무엇보다 최문기 장관님이 적극적으로 콘서트 개최와 참여의지를 밝혀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준비한 200석을 넘어선 300여명의 대학생이 미래부의 토크 콘서트를 찾아와주셨어요. 일부 학생은 결국 돌아갈 수밖에 없었죠."라며 덧붙이길, "신문광고나 다른 홍보도 없이 오로지 페이스북에서만 홍보를 진행했는데도 많이 찾아와주셔서 놀라웠습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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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화창한 미래 콘서트' 현장을 총괄한 (주)디지털에볼루션 박건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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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행사인데다가 장관이 직접 참여하니 관객동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엔 "그렇게 행사를 치루면 행사는 흥행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손해입니다. 동원된 사람들이 각자의 SNS를 통해 그 사실을 알리기 때문이죠."라고 말하며 행사 당시에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미래부 페이스북을 통해 토크 콘서트 소식을 들은 초등학생이 직접 행사장에 찾아와 가장 앞좌석에 앉았어요. 중간에 마이크를 들고 장관님에게 직접 질문을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콘서트가 끝난 후, 페이스북에 그 학생이 직접 글을 썼습니다. 최문기 장관님의 팬이 됐다고요(웃음). 동원된 관중이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의도되지 않은 리얼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의 말을 통해 SNS 홍보로 시작하여 오프라인 행사로, 그리고 다시 SNS로 입소문이 퍼져나가는 이상적인 홍보를 미래부의 토크 콘서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토크 콘서트로 공공기관 홍보의 어려움도 정면 돌파
이런 토크 콘서트 형식의 행사는 무엇보다도 쉽게 국민과 만날 수 있어서 이미지 제고와 함께 부처 홍보효과가 대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돌발적인 변수가 많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대해 박건우 팀장은 "물론 리스크가 있습니다. 하지만 숙련된 전문가가 기획하고 실행한다면 그 리스크를 넘어서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토크 콘서트입니다. 저희는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온라인 생중계까지 진행하느라 초긴장 상태였지만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시도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공공기관들의 홍보는 어떻게 변화할까? 박건우 팀장은 신중하게 "미디어 간의 벽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V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같은 콘텐츠가 공공기관의 홍보 영역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날 것이라고 봅니다. 미생이라는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되고 인터넷으로 상영되는 것처럼 새로운 시도들이 생겨나겠죠. 저희 회사 역시 웹드라마 형식의 홍보를 시도하고 있으며 또 다른 시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